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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식탁/베이킹

사랑과 감사함을 담아 - 어버이날 케익




참 빨리도 올린다. 어버이날 지난지 열흘인데 흐흐.

어버이날에 밥 한 끼 해드릴 수가 없는 머나먼 땅에 있는 아들,딸,사위,며느리인 우리는
케익과 함께 화상채팅으로 인사를 하기로 했다.

이곳 밤시간이 한국 오전~점심쯤 되기 때문에,
오후에 제누아즈를 구워놓고 저녁을 먹고, 나머지 작업을 했다.








엄마랑 어버이날 몇 일 전에 통화를 하다가 내가 모카빵을 구웠는데
엄마가 모카빵을 좋아해서 엄마 생각이 났다고 하자 엄마가 요즘엔 빵을 좀 줄이고 있다고 하셨다.
그래서 요즘엔 그럼 뭐가 좋냐고 물으니, 딸기가 좋다고 하셨다.

그래서 딸기가 들어간 케익을 굽기로 했다. 흐흐.
딸기 사러 갔다가 옆에 블랙베리가 보이길래 블랙베리도 함께 사왔다.

케익은 처음 구워봤다.
근데 이것저것 하다보니 딱히 두려움은 안생기는게 왠지 케익 구울 수 있을 것 같은 막연한 용기도 있었다.
망쳐도 내가 먹어버리면 끝이니까 하하하~
이런게 홈베이킹의 장점 아니겠는가. 흐흐 @_@









사실 아이싱 스패츌라도 없고, 돌림판같은건 당연히 없고, 생크림 데코레이션 도구같은 것도 하나 없어서
어떤 케익을 구워야 할지 고민했다.
그런데 남편이 어버이날 케익으로는 왠지 생크림케익이 좋을 것 같다고 하여, 왠지 나도 그런 기분이 들어서
생크림 케익을 굽기로 했다. 대신 데코레이션은 엉성해도 어쩔 수 없는거야~^^





 


옆 면까지 생크림으로 아이싱해서 예쁘게 나오는 생크림케익은 보나마나 무리일 듯 싶어 애초에 그냥 3단 쌓기만 하기로 했다.
생크림이 약간 오버휩 되어서 거칠게 나온덕에 더더욱이 매끈한 생크림 느낌 내기가 힘들었다.
이것저것 찾아보다 보니 식물성 생크림으로 만들어야 단단하고 꾸미기가 좋다는데, 내가 사온건 동물성.

여튼 우여곡절끝에 케익을 만들고, 메모도 살짝 옆에 세워주었다.
처음 계획은 흰종이에 이렇게 하는게 아니긴 했지만, 중간에 사고가 있어서 시간이 좀 늦춰진 바람에
밤은 깊어가고 전화는 해야겠고, 그래서 얼른얼른 만들었다.ㅎ

친정 부모님은 전화드렸을 때 때마침 뮤지컬 보러 나가시는 길이라 화상통화는 못해서 나중에 사진과 편지를 보냈고,
시부모님과는 화상통화를 했다.
늘 사랑해주시고 아껴주시는 양가 부모님을 생각하면 마음이 뭉클하고 그립다.

이런 날엔 정성스레 밥상을 차려드리면 좋으련만, 멀리 떨어져 사는 모습도 못보여드리는 게 못내 아쉽다.

나중에 한국가면 꼭 효도하며 살아야지...
사실 부모님들은 케익 맛도 못보시고 그냥 어버이날이라 구웠다는 데에 좋아해 주셨지만
제일 행복했던 사람은 나였던 것 같다. 
부모님을 위해 굽는다고 생각하니 케익 만드는 동안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참 행복했다.









화상통화도 하고, 사진도 찍어두고.
자기 전이지만 맛은 봐야지 하며 한 조각을 잘랐다.
생크림과 딸기를 샌드하니 단면이 나쁘지 않은 것 같다.
딸기가 너무 단단하긴 했지만 그래도 생크림과 어우러지니 맛있었다.









이곳 시간으로 어버이날 전날엔 이렇게 딱 한조각 먹고 자고,
냉장고에 넣어뒀다가 어버이날 주말에 다 먹어버렸다.
가장자리가 좀 그렇긴 하지만, 맛에 지장을 주진 않는 듯 참 맛있었다.

부모님! 감사합니다! 사랑해요~
나중에 직접 맛보실 케익은 더 예쁘고 맛있게 만들어 드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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