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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 note in Chicago/The infinite

어떻게 먹고 살아야 하는가 - 음식주식회사(Food,Inc) Review




한창 음식과 건강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때마침 Food,Inc를 보게 되었다.

미국의 음식 생산 시스템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다큐멘터리 영화이다.







건강하게 먹고 살아야겠다는 생각,
올바른 식생활 습관을 가져야겠다는 생각,
그리고 드디어 실천에 옮기려던 찰나,
이 영화를 보게된 것이다.
시기적으로 우리집 식단 변화와 그 의지에 굉장한 시너지 효과를 불러일으킨 영화이다.


현미채식을 하려고 하긴 했지만,
먹어서 좋은 것에 대한 정보만 조금 있었을 뿐
마트에서 늘상 보아오던 식품에 대해 그것들의 식품 생산 시스템이나 성분에 대해서는 아는게 많지 않았다.
즉, 어떤 제품을 살 때 그것이 어떻게 생산되고 내 손에 왔는지
혹은 어떤 성분으로 이루어졌는지에 대한 정보에 대해 아는 것이 많지 않았고
아는 게 없으니 궁금한 것도 별로 없었다.


그래서,,,
이 영화를 보고 경악했다.

그저 막연하게- 호르몬과 항생제를 다량으로 먹여 닭을 키운다는 생각에 달걀,우유를 유기농으로 먹어왔고,
유전자 변형콩 때문에 두부,콩을 유기농으로 먹어왔었다.

그렇지만 세상에...
소수의 몇몇 대기업이 미국 전역의 식품생산을 도맡아 하고 있고,
90% 이상의 콩, 옥수수가 유전자변형 종자로 생산되고 있고,
그것의 추출성분은 온갖 식품에 안들어가는 곳이 없다고 하니
그저 달걀,우유,두부,콩만 유기농으로 먹는다 해서 될 것이 전혀 아니었다.

어느집이나 냉장고를 열면 흔히 있을법한 케찹, 마요네즈에는 물론이고
전~혀 상관없을 듯한 식품에 까지도 옥수수 추출물이 들어가고 있다.

단순히 유전자변형 콩, 옥수수를 안먹는다고 해서 쉽게 피할 수 없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뭘 좋아하냐고 물으면 "고기"라고 대답할 정도로 고기를 좋아하던 나는
소고기를 비롯한 육류는 내 나름대로 적당하다고 생각되는 것들을 사먹었었다.
마음이야 홀푸즈에서 젤 비싼고기를 사먹고 싶지만, 가정경제 파탄이 우려되어 ㅎㅎ
코스트코 고기가 맛도 있고 맛이나 질에 비해 가격이 싸서 늘상 고기를 그곳에서 사먹곤 했는데
등급이 USDA prime이던 choice던 그게 중요한게 아니었다.

사육되는 소, 돼지, 닭을 보고 나니 정말 욱- 한번, 흑- 한번...
그들도 생명인데,, 정말 먹히기 위해 태어난 듯, 초식동물인 소가 옥수수 사료를 먹고,
닭은 온갖 항생제와 호르몬이 섞인 사료(당연히 옥수수 사료..)를 먹으면서
태어난지 48일만에 큰 닭이 되고 가슴살은 보통 닭의 세 배만큼 자라고,
그러다 보니 자기 몸을 가누지 못해 픽픽 쓰러지는 광경을 보면서 정말이지 말이 안나왔다.
소와 닭도 불쌍하고, 그렇게 키워진 줄도 모르고 사먹는 우리들도 불쌍했다.

기업의 존재이유는 "이윤"이라고 하지만, 정말 돈밖에 모르는구나 싶었다.
돈과 윤리, 돈과 사람, 돈과 환경은 함께 공존할 수 없는 것일까.
아마도 '돈'에 대한 욕심이 끝이 없기 때문이겠지.
이윤을 남기면서도 윤리적인 기업은 있겠지만,
모든 기업에, 특히 굉장한 대기업일수록 그걸 기대하기가 어려워지는 것 같다.

사실 이런 다큐가 아니었다면, 동물들이 어떻게 사육되고 도축되어 우리집 밥상까지 오는지
실질적으로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이 영화를 보면서 후반부가 되면
자연스레 "그럼 대체 뭘 먹고 살아야하나" 이런 생각이 든다.

그런 생각에 대답이라도 해주듯 엔딩에 음악과 함께 자막이 올라온다.


이제는 미국내에서도 Food,Inc를 본 사람이 많아지고 있고, 그에 따라 조금씩 움직임도 있는 것 같다.

머리속에만 넣어두었다가, 몇일 전 이 영화의 감독 Robert Kenner와의 Live chat을 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거기에서 이런저런 궁금증과 그의 답변도 보고,, 새로운 정보도 몇 가지 얻고, 알고 있던 걸 다시 한 번 확인도 했다.


그리고, 홈페이지에서 '우리의 식품 시스템을 바꾸기 위해 할 수 있는 10가지'를 퍼왔다.




10 Simple things you can do to change our food system:

1. Stop drinking sodas and other sweetened beverages.
   
You can lose 25 lbs in a year by replacing one 20 oz soda a day with a no calorie beverage
    (preferably water).


2. Eat at home instea of eating out.
    Children consume almost twice (1.8 times) as many calories when eating food prepared
    outside the home.


3. Support the passage of laws requiring chain restaurants to post calorie information
    on menus 
and menu boards.
    Half of the leading chain restaurants provide no nutritional information to their customers. 


4. Tell schools to stop selling sodas, junk food, and sports drinks.

    Over the last two decades, rates of obesity have tripled in children and adolescents
    aged 6 to 19 years.

 

5. Meatless Mondays—Go without meat one day a week.

    An estimated 70% of all antibiotics used in the United States are given to farm animals.

 

6. Buy organic or sustainable food with little or no pesticides.

    According to the EPA, over 1 billion pounds of pesticides are used each year in the U.S.

 

7. Protect family farms; visit your local farmer's market.

    Farmer's markets allow farmers to keep 80 to 90 cents of each dollar spent by the consumer.

 

8. Make a point to know where your food comes from—READ LABELS.

    The average meal travels 1500 miles from the farm to your dinner plate.

 

9. Tell Congress that food safety is important to you.

    Each year, contaminated food causes millions of illnesses and thousands of deaths in the U.S.

 

10. Demand job protections for farm workers and food processors, ensuring fair wages
     and other protections.



Robert Kenner와의 라이브챗에서 그가 답변하던 중, 이런 말을 했다.

Richard Lobb from the National Chicken Council said
"We produce more chickens on less land for fewer dollars."

에휴. 참...


내가 이런 것들을 접하면서 걱정되는 것은
이런 변형된 생산시스템에 의한 식품 섭취가 인간에게 어떤 영향이나 결과를 가져올지 모른다는 점이었다.
유전자콩이 만들어지고 시장에 흔히 퍼지게 된 것이 불과 십수년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은 어떠한 명확한 결론을 모른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태어나고 먹고 자라야 하는 우리의 자손 세대에는 어떤 무서운 일이 일어날 지 모른다고 생각하니
너무 소름이 돋고 무서웠다.

그리고 한국의 실정도 그리 다르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니...  가슴이 먹먹해져왔다.


비단 소고기만 하더라도,
옥수수 사료를 먹이며 키운 소는 위장이 E.coli-0157이라는 병원성 대장균에 쉽게 감염된다고 한다.
대장균에 취약해진 소가 0157균에 감염되었고, 감염된 소로 만들어진 패티가 들어간 햄버거를 먹은
어린 아이가 사망하는 사고가 났다.
그런 치명적인 피해를 입는 경우는가 적지 않고, 대규모 소고기 리콜 사태가 났던 걸 생각하면
이런 식품들이 인간에게 미치는 결과가 얼마나 치명적인지 알 수 있다.
햄버거를 먹고 몇 일만에 죽다니. 이게 말이 되는가!

또한, 0157균이 암모니아에 죽는다고,, 쇠고기 패티를 생산할 때 암모니아로 고기를 세척한다고 하니 (우웩!)
참--- 한숨에 한숨이 연거푸 나오는 현실이다.


몸에 안좋은 걸 안좋은 줄 모르고 먹었다가 피해를 입게 되는 것만큼 억울한 것도 없는 것 같다.
먹고 살려고 먹은 음식이 나를 죽인다고 생각하면 정말 끔찍하지 않은가.


확실히 우리집 식단 변화의 의지에 힘을 불어넣어 준 영화이다.
이후로 나는,

유기농 야채를 사먹고,
(내가 유기농 제품을 사는 것은 유기농에 한 표를 던지는 것이라고 한다. 소비자가 유기농을 원하면 유기농 생산량이 그만큼 많아지고, 그러면 가격은 내려갈 것이다.) 
고기나 유제품 역시 유기농을 먹고, (지역 농장이나 유기농 마켓을 이용하면 된다. 그러나 요즘 우리집은 채식.. :))
잦은 외식을 피해 집에서 많이 해먹고,
마켓에서 장을 볼 땐 뒤에 있는 성분표를 꼭 본다.

여기저기에서 알게된 식품 정보를 바탕으로
이제는 어느정도 구매 기준이 생겼고,
식단이 바뀌니 조금씩 건강해짐을 느낀다.

병을 고치는 약보다 중요한 것이 매일 먹고 사는 음식이라고 한다.

이렇게 생각해봐도, 저렇게 생각해봐도 음식은 인생을 놓고 봤을 때 정말 중요한 부분이다.


http://www.foodincmovie.com/
영화 홈페이지이고, 책으로도 있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공유하고 느끼고 움직여서 사회와 기업, 환경이 모두 변화했음 좋겠다.
꿈이 너무 거창한가? ^_^

그래도 희망이 변화의 원동력이 될거라 믿고..
내가 어릴적 만큼만이라도 흔하게 건강한 먹거리를 찾을 수 있게 될 날을 꿈꿔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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