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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빛 추억

[Memorial day Holiday] ver.1.5



원래 진짜 노는 날은 일요일이었는데, 토요일에 너무 무리를 한거다.
장 다 보고 집에와서 그것들 정리하고 냉장고에 넣고 보니 12시. 흐억.
예상에 없던 배추를 한박스 사오는 바람에 일이 더 늘어났다.
배추 상태가 안좋고 비싸서 서너포기를 사도 양이 적어서 박스로 산건데, 겉보기에 멀쩡하다고 샀으나
속에 배추끼리 맞닿는 부분부분, 배추 속잎 사이사이도 짓물러서 썩은 것들이 많았다.
눈치를 챈 이상 그걸 방치했다간 온 집안에 냄새가 날 것 같고, 더군다나 다음 날은 하루종일 집을 비울것이니
방치할래야 할 수가 없었다.

간식준비해 가기로 해서, 빵도 구워야 하는데 배추손질까지! 으아악. 진짜 도망가고 싶었다.
하루종일 더운데 돌아다녔더니 다리도 아프고 12시가 되니 졸음은 쏟아지고,
그런데 그 때부터 2부 시작이라니. ㅠ_ㅠ
다시 생각해도 아찔하다. 하하하~

남편이랑 둘이서만 가는거였으면 빵을 안굽거나 다른걸 사갔을텐데, 빵 구울 생각으로 이런 류의 간식은 사오지도 않았기 때문에 빼도박도 못하고 흐흐.

빵 반죽 계량해서 돌리면서 배추 박스를 열었다.
물컹물컹 갈색으로 변한 잎사귀 보니 구역질이 흑.
그 군내 다시 맡을 일이 없을거라 생각했는데, 또다시 이런 시련이 오는구나~





반죽하고, 발효되는 동안 배추 손질을 하고-
1차 발효하고 성형하고, 2차 발효하는 동안 또 배추 손질하고.
이렇게 번갈아가며 빵과 배추를-
앙금은 저번에 앙금빵 만들고 남은 게 있었는데, 그 전 것에 단 맛이 부족해서 다시 끓여서 설탕 더 넣어서 좀더 달게 미리 만들어 뒀다.
그 앙금이 있어서 시작된 앙금빵이다. 흐





남편은 피곤해서 곯아 떨어졌지만 난 꼬물꼬물 주방에서 빵을 구웠다.
일단, 앙금빵 완성. 히히.





통아몬드 있는게 생각나서 아몬드를 한개, 두개씩 올려주었다.





오븐 내부 온도가 일정하지 않은지 윗면 색깔이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그래도 구워져 나오니 그저 뿌듯했다.

하나 맛보고 싶었지만, 나름대로 10개 맞춰서 계량하고 구운거라 그냥 온전히 다 가져가기로 했다.
사실 머핀도 있고, 과일도 있고, 빵을 점심으로 먹는 것도 아니라서 10개씩 가져갈 필요는 없었는데
놀러갈 땐 먹을 게 아주 넉넉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어서 그냥 풍족하게 했다. 푸핫





지난번 앙금빵보다 더 이쁘고 마음에 든다.
우히히 >.<
(무지 맛있기도 했다.ㅎㅎ)




앙금빵 식히는 동안 바나나 익혀둔 것 6개 가지고 바나나머핀과 바나나빵을 구웠다.





머핀 위에는 호두 하나씩 올려주면 더 이쁘고 맛도 좋다.





머핀틀에 담고 남은 것은 파운드틀에 구웠는데, 2배 분량이지만 머핀틀에 들어간 양이 레시피 양보다 더 많아서
파운드틀에 들어간건 적다.
근데 내 파운드틀... 흑. 운명했다. ㅠ_ㅠ 넌스틱 기능을 잃어버리셨다 완전히. 으앙.
버터가 들어가서 그래도 잘 떨어질 줄 알았더니 전혀. 노노. 빵 꺼내다가 다 박살내기를 몇 번.
결론났다. 넌스틱 기능을 잃어버린 걸 내가 계속 외면하고 넌스틱으로 쓰려고 했던거였다.
앞으로 열심히 유산지 써야겠다. 오일 스프레이 해도 들러붙고 말이지.





분명 남을 양으로 구운 빵이어서, 남으면 나눠주고 오리라 생각하면서 반은 낱개로 포장하고,





나머지는 큰 짚락에 넣었다.

이렇게 백앙금빵과 머핀을 다 굽고 나니 4시,
그 사이에 배추 12포기도 손질이 되고, 정말 딱딱하고 두꺼운 박스도 버리고,,
주방 정리하고 가져갈 물도 냉동실에 얼리고, 수박도 냉장고에 넣고 나니 4시 반이었다.

밖에 동이 터오는 기운을 느끼며 침대속으로 들어갔다.
놀러가는 게 보통 일이 아니다. ㅋㅋㅋ

이 빵들은 (일행이 몇 명 되지도 않지만) 인기가 아주 좋았다. :)
함께 나눌 수 있어서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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