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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식탁/밥상의 흔적

집에서 영양듬뿍 두부만들기 - 손수 만든 고소한 두부와 함께한 채식밥상 :)




두부를 만들었다.
친구와 두부 만드는 얘기를 나누다가 나는 도구가 없어서 안되겠다고 했는데
친구의 얘기를 들으니 도구가 부족해도 가능하다는거였다.
그리고 간수 없이도 두부만들기가 가능하다는 사실에, 만들어보기로 마음을 먹고-
막무가내로 콩부터 불리기 시작했다. 하하하~

한국에서 엄마가 싸주신 검정콩을 이용했다.
검정콩 손두부~ 생각만해도 영양이 듬뿍 :D



§ 두부 만들기

  • 기본재료 : 콩 200g, 물 1L
  • 염촛물(간수대체) : 물 1C, 식초 2Tsp, 천일염 0.5Tsp







1. 콩 200g을 적당량의 물에 8~10시간 푹 불린다.
   (나는 8시간 불리고 만들려다가 안만들고 냉장고에 넣어두고 잤다.ㅋㅋ)

2. 불린 콩을 체에 받쳐 준비하고, 콩 불린 물은 콩 갈 때 함께 갈아준다.






3.4. 불린 콩에 물을 적당히 넣고 블렌더에 곱게 갈아준다. 
  ※ 콩을 갈다보면 부피가 점점 커지기 때문에 처음부터 가득채우면 안된다. 

      나는 블렌더가 없어서 푸드프로세서를 이용했는데, 초보 이용자 티내느라고 콩을 한번에 다 넣었다가 밑으로 줄줄 샜다.
      블렌더가 있으면 용량이 커서 문제없을 듯 싶다.
      처음 해본다고 실수를 연발해서 뒤치닥거리가 더 힘들었다.--;
     





5. 콩을 곱게 갈아서 면주머니를 이용하여 콩물을 짠다.
   이렇게 나온 것이 두유.
   나는 주머니 없어서 면보를 이용했는데, 두부 만드는 과정 중에 콩물 짜는게 제일 힘들었다.

6. 여기에서 나온 콩물을 이용해 두부가 만들어지고, 짠 후에 나오는 것이 콩비지다.
   두부는 만드는 과정에서 버릴 것이 하~나도 없다.

비지가 나온 후에 여기에 물을 더 넣어서 한번더 갈아주고 또 콩물을 짜낸다고 하는데
나는 이미 한 번 짜는데 요령없이 힘만 실컷 빼는 바람에 지쳐서
그냥 한번만 짜고 두부의 양이 많지 않음을 숙명으로 받아들였다.ㅋㅋ

원래는 콩 200g정도로 만들면 두부 한 모 정도의 양이 나온다고 한다.






7.8. 넉넉하게 크고 깊은 냄비를 준비하여 콩물을 담는다.
이때 콩물에 함께 나온 거품을 걷어내고 불에 올린다.






9. 콩물을 끓인다. 나무주걱이나 스패츌러로 저어주며 끓여야 바닥에 눌러붙는 것을 방지할 수 있고,
    끓기 시작하면서 순식간에 거품이 위로 올라오기 때문에 잘 주시하여야 한다.
    거품이 올라오면 들기름을 한스푼 정도 넣어준다. 그럼 콩물이 끓어 넘치지 않는다.
    (참기름, 들기름, 식용유 어느 것이든 상관없는듯)

10. 콩물이 끓고나면 불을 꺼준다. 그럼 위에 막이 생기는데, 이것을 유막이라고 한다.
    유막이 일본에서는 고급음식에 쓰인다고...
    나는 걷어내서 그냥 먹어버렸다. ㅋㅋ
    질감은 미끄덩 흐물흐물... 게다가 검정콩으로 했더니 색깔까지 거무튀튀한게 약간 느낌이 이상했지만, 맛은 고소했다.






11. 잠시 식힌 후 만들어 둔 염촛물을 1/2정도 부어준다.
     끓인 콩물이 70도 정도일 때 간수와 가장 잘 반응을 한다고 한다.
     
12. 염촛물이 들어가자마자 몽글몽글 덩어리가 생긴다.
     두어번 살짝 저어 골고루 염촛물이 섞이게 해주었다.
     응고되지 않는 부분을 따라 나머지 염촛물을 부어주었다.

그리고 잠시 기다린다. 그러면 탁했던 콩물은 응고되어 두부가 되고 염촛물만 투명하게 남게 되는데,
이 상태가 순두부이다. 이대로 먹어도 좋고, 여기에서 굳히면 "두부"가 된다. ^_^

남편에게 순두부 맛보라고 한숟갈 떠주었더니, 맛이 희안하다고 했다.
당연하지~ 숟가락으로 뜨면서 염촛물까지 함께 먹었으니까...하하하 >.<






13. 다 응고된 것 같으면 물이 빠질 수 있는 틀에 면보를 깔고 두부만든 것을 부어준다.
     나는 나무틀이 없어서 스텐냄비 중 밑에 구멍이 뽕뽕 뚫린 찜기를 사용했다.
     이 없음 잇몸이라고... 나는 대부분의 과정에서 다 잇몸으로 +_+ => 그래도 두부가 만들어진다. ㅎㅎ

14. 면보를 덮었다.
    검정콩이라 거무튀튀한 색이 되지 않을까 했는데, 면보가 너무 예쁜 연보라색으로 물들었다.
    색이 너무 예뻐서 기분이 급 좋아졌다. 방긋 :) ㅎㅎㅎ






15. 면보 위를 무거운 것으로 눌러주어 두부를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과정.
     1.5쿼트 냄비에 물을 반쯤 채워 무겁게 만들어 올려주었다.
    그랬더니 아래로 자주색 투명한 물이 뚝뚝 나왔다. 물색깔도 어쩜~ 너무 예뻤다 ^^

16. 20~30분 정도 기다린 후 장비 해체시키면 두부 완성이다. ^^
    눌러주는 시간을 짧게 하면 야들야들한 두부가 나오고, 오래 눌러주면 단단한 두부가 된다고 하여 나는 20분 정도 눌렀다.
    사실 워낙 양이 적어서 더 오래 눌러줄 필요가 없었다. ㅋㅋ







이렇게 해서 탄생한 검정콩 손두부 ^ㅁ^
두께가... 헉. 얇다 ㅋㅋㅋ
생각보다 더 조금이다... 콩물을 정말 열심히 빼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ㅎㅎ

두부에 면보 자국이 그대로~ 찜기 바닥 모양도 그대로~ ^^
면보를 덮을 때 사각으로 모양을 잡아주었더니 대략적인 모양이 이렇게 나왔다. 







이렇게 해서 먹은 밥상이다.
오늘의 주인공은 손두부인데, 두부를 저녁으로 먹는다는 생각을 깜박하고 순두부찌개를 끓여버렸다.
그래서 두부가 가득한 저녁~






콩물을 한 번밖에 안뺐더니 양이 요것밖에 안되는게 아쉬웠지만
처음에 요령없이 힘빼고 흘린 탓에 기운빠진걸 생각하면 후회가 없다.ㅋㅋ
다음에 다시 만들면 더 잘 할 수 있다. 하하.

두부 면적은 보통 두부보다 조금 크고 두께는 보통 두부의 반밖에 안되어서
어떻게 자를까 하다가 그냥 먹기 좋은 크기로 잘랐다.






함께한 반찬은 야채볶음.
양파와 그린빈, 당근을 비슷한 크기로 썰어서 살짝 볶다가 굴소스 조금과 소금으로 간을 했다.
이런 볶음은 간만 맞으면 참 맛있는 것 같다.







손두부는 그냥 바로 먹는게 제일인 것 같아서 초간장과 함께 내어 그냥 먹었다.






그리고 두부 곁에 빠질 수 없는 김치. ㅎㅎ
김치가 익다못해 이제 조금씩 쉬어간다. 너무 빨리 소진되어 아껴먹고 있었는데, 쉬는 단계에 오다니~
이제 김치찌개, 볶음밥 등등 요리에 쓰면 아주 맛있을 것 같다. :)






아 꼬소한 이맛~!
색깔이 하얗지 않고 거무튀튀한게 내 눈에는 더 사랑스러워 보인다. ㅋㅋㅋ
사먹는 두부도 맛있다고 생각하며 먹었는데, 손수 만들어 먹으니 정말 이렇게 고소할 수가 없다.

게.다.가.
만들어 먹는 두부에는 응고제로 황산칼슘 등등의 화학첨가물이 들어가지 않고 콩도 내가 선택할 수 있으니
정-말 건강한 식품이다.
맛과 건강을 챙기면서, 만드는 과정에서 버릴 것조차 하나 없으니 완벽한 식품같다.
두부, 순두부, 비지, 유막, 두유, 콩.
신비한 자연체험 같았다. ^^






그리고는 맛있게 저녁을 냠냠~
반찬은 몇 개 없어도 뿌듯하고 맛있는 저녁이었다.